이달의 책

전염병의 시대 우리는 무엇을 바라보아야 하는가?

데이비드 콰먼 지음. 강병철 옮김.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꿈꿀자유)

이예니 (시민참여자)

현재 전 세계적인 이슈 하나만을 꼽아보라면 단연 코로나 바이러스일 것이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하더라도 유가 정책으로 인한 기름 값 하락, 영국의 EU 탈퇴에 대한 이슈로 떠들썩했는데 지금은 TV를 켜고 신문을 펼쳐보며 인터넷에 접속할 때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이야기만 들려온다.

왜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가 이토록 문제가 되었을까. 미리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을까. 왜 코로나 바이러스를 막을 예방법과 치료법은 개발되지 않는 걸까.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는 그 이유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 책은 말과 인간의 공통 감염병인 헨드라 바이러스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이상증세를 나타나는 말을 진찰하러 나온 수의사가 이상한 증세를 느끼고 결국 헨드라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음을 알게 되면서 이 책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작가는 말 주인과 주변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바이러스 분석을 마친 연구실의 이야기까지 하나하나 이어나가며 마치 한 편의 다큐멘터리 혹은 전기 영화처럼 바이러스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선과 악이 대조되는 영화에서처럼 선역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도, 동시에 암전되고 장면이 바뀌면서 등장하는 악역과 같은 전염병을 일으키는 병원균의 모습도 상세하게 보여줌으로써 이 책은 일종의 대결구도를 통해 이야기를 끌어간다.

2020년이 시작되는 지금 COVID19라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일종이 유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대유행(판데믹/Pandemic)이 처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돌이켜보면 2012년에는 메르쓰(MERS)가 유행했고 2009년에는 H1N1 인플루엔자A(초창기에는 돼지독감 혹은 신종독감으로 불렀으나 돼지 농가에 타격이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 명칭으로 바꿔 부르기 시작했다)가 유행했다. 더 오래 전으로 올라가면 20세기 초반엔 스페인 독감이 유행해 1차 세계대전의 사망자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고, 서양 유럽사를 읊다보면 흑사병이 창궐해 역사 자체의 판도를 뒤바꿔버리기도 했다.

말하자면 이런 전염병은 과거에도 몇 차례나 있었고 현재에도 있으며 미래에도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어나는 바이러스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란 쉽지 않다. 증상이 나타나고 감염이 시작된 뒤에서야 인간은 한 발 늦게 반응한다. 그러나 사람들의 협력과 의료기술이 있다면 이런 감염이 유행으로 번지지 않도록 막을 수 있다. 역학조사를 통해 감염원을 찾아낼 것이며 연구소에서는 이런 자료를 토대로 바이러스의 구조와 취약점을 분석해 내서 치료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기 때문이다.

COVID19의 유행이 끝나고 나면 전염병이 종식될까? 작가는 아니라고 말한다. 미래에 어떤 질병이 어느 지역에서 유행할 것인지 예측할 수 없으나 반드시 다음 유행은 찾아올 것이며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종간전파를 통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말한다. 황열과 에볼라, 그리고 한타 바이러스가 그렇듯이.

그렇기 때문에 항상 경계하고 주시하며 언제든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두려워하고 겁을 먹으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위기가 찾아왔을 때 방어할 수 있도록 긴장을 늦추지 말라는 의미이다.

이 책은 전염병들의 역사와 이야기를 거슬러 올라가며 전염병을 막기 위한 많은 사람들의 투지를 알려준다. 지금 이 순간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감염된 사람을 치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의료진들과 치료제 개발을 위해 매진하고 있을 연구원들, 그리고 사회 안정을 위해 힘쓰고 있을 많은 사람들을 다시 한 번 돌이켜 보며 하루 빨리 COVID19의 유행에서 벗어나 모든 사람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날이 오기를 소망한다.

이예니

대학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하고 병원에서 일한 경력이 있음. 코비드19 알림 문자가 매일 같이 오는 일상이 두렵지만 성숙한 시민의 공동체 의식으로 이겨낼 수 있으리라 희망함.

노둣돌

전남대학교 지역인문학센터 입니다. jnuinmun@inmuncenter.org / 062-530-5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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