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책

다양화 되는 가구 형태와 미래

김하나, 황선우 공저.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위즈덤 하우스)

 

송화영(시민참여자)

일반적인 가정 형태란 무엇일까?

오래 전에는 아빠와 엄마 그리고 두 명의 자식들 혹은 하나의 자식이 보편적인 형태라고 생각되었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는 일반적인 가정 형태라고 하면 네 식구 혹은 세 식구를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사회가 현대화 되고 다양화되면서 다양한 형태의 가정이 미디어나 책과 같은 매체를 통해 소개가 되었고 그동안 조명되지 않았던 딩크족(DINK, 자녀를 두지 않는 맞벌이 부부)이나 1인 가구에 대해서도 인식이 점차 확산되게 되었다.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이처럼 일반적인 가정 형태를 벗어나서 싱글 라이프를 살아가던 두 여자가 함께 살게 되면서 겪은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이 책을 읽기 전에 1인 가구의 비율은 얼마나 될까 검색해 봤다. 서울 및 광역시권의 대도시에는 학업이나 직장 등의 문제로 꽤 있지 않을까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내 예상처럼 1인 가구 비율은 29.3%로 추정된다는 통계청의 기사가 나왔다. (통계청 2018년 인구 총조사) 1인 가구의 비율이 그동안 최대 비중을 보였던 3인 가구 혹은 4인 가구의 비율을 제쳤다고 하니 일반적으로 생각하던 부부와 자식의 형태는 이제 1인 가구보다도 드물게 되었다는 의미였다.

이 책의 저자인 김하나와 황선우 역시 각자의 생활을 살아가던 1인 가구 여성들이다. 각자의 생활방식에 의해 살아가던 두 여성들이 왜 같은 집에서 살게 되었을까. 호기심과 함께 읽기 시작했던 책을 열자 답은 쉽게 나왔다.

바로 집 때문이었다. 인간생활의 기본 3대요소 중 하나인 집은 외부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편히 쉴 수 있는 곳이자 모든 짐을 내려놓는 안정적인 장소이기 때문에 인간이라면 누구나 보다 아늑하고 편안하기를 원한다. 이렇게 편안함을 줘야 할 집이지만 안타깝게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집값은 많은 사람을 망설이게 만들었다.

저자들 역시 서울의 비싼 집값을 보통 사람으로서 혼자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매년 가빠르게 올라가는 집값, 결혼을 하지 않는다면 이런 식으로 평생 이사를 전전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과 걱정.

이런 고민 끝에 책의 저자들은 매번 이사를 걱정하고 매번 새로 살 좋은 집을 찾아다니느니 두 사람이 합쳐서 번듯한 집을 오래토록 갖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대출금을 시작으로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가게 앞에서 음료수 하나를 사먹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집값에 빚을 져야 했고, 감당하기 어려운 숫자들에 짓눌린 느낌에 정신적으로도 꽤나 스트레스라고 표현했다.

함께 살기 이전의 과정만 문제였을까? 그렇지는 않다. 함께 살게 되면서부터 생각하지 못하던 많은 일들에 부딪치며 싸우고 화해하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서로가 잘 맞기 때문에 함께 살아도 되겠다고 생각했던 두 사람이지만 막상 생활을 하다 보니 예상하지 못한 문제들이 발생해서 말다툼을 했다고 말한다.

이 두 사람이 여자이고 일반적인 가구 형태가 아니기 때문이 이렇게 부딪쳤던걸까?

당장 우리 집을 되돌아봐도 부모님은 정말 별 것도 아닌 일로 서로 부딪치곤 했다. 양말을 제대로 벗어둬라. 빨래 좀 널어둬라. 쓰레기봉투는 왜 20L로 사왔냐 하는 것들. 결혼생활 35년차에 달하는 부모님도 이렇게 별 것도 아닌 이유로 싸우는데 서로 다른 생활을 살아가던 두 사람이 같은 공간에 있는데 싸우지 않을 수 있을까?

오히려 저자들은 그렇게 싸워가면서(잘 싸우는 것도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라고 표현한다) 서로의 마음을 더 잘 알게 되었다고 한다. 책의 저자들은 앞으로 자신들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가구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하면서 자신들과 비슷한 선택을 하는 사람들에게 참고가 되길 바라면서 글을 썼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한 편으로는 다양한 주거 형태에 따라가지 못하는 법제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긴급한 상황이 닥쳤을 때 함께 살고 있으면서도 친구 혹은 지인이라는 한계에 갇힌 상황이 안타깝다면서 평생직장이라는 패러다임이 변화한 것처럼 1인 가구 혹은 다양한 가구 형태의 패러다임에 맞춘 법제화도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희망하면서 책을 마무리 한다.

W2C4.

책의 서두에 나오는 화학 분자식 같은 이 영어와 숫자의 배열이 2Women 4Cat, 두 여자와 함께 사는 네 고양이 라는 의미라는 것을 알았을 때에는 나도 모르게 웃고 말았는데 다양해져가는 삶의 방식만큼이나 다양해져가는 가구 형태, 다른 사람과 함께 공간을 공유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면서 읽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송화영

대학 시절 잠깐 독립했다가, 고향으로 취직하면서 현재 부모님과 함께 거주 중. 하루 빨리 독립하고 싶지만 나날이 치솟는 집값에 엄두를 못내는 중. 대출하면 집을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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