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책

당신의 곁에도 압둘와합이 있나요?

<김혜진, 내 친구 압둘와합을 소개합니다(원더박스)>

손영님(시민참여자)

2021년 8월 탈레반의 공격으로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이 함락되었다. 아프가니스탄 내의 한국 협력자들은 신변 위협에 노출되었고, 주 아프가니스탄 대사관은 아프간 조력자들과 그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 ‘미라클 작전’을 펼쳤다. 많은 어려움과 돌발 상황에도 불구하고 391명의 아프간 조력자들은 국내로 무사히 입국할 수 있었고 그들은 ‘난민’이 아니라 ‘특별 기여자’로서 한국에서 새로운 삶을 이어가게 되었다.

아프간 조력자들은 ‘특별 기여자’로서 한국에서 생활할 수 있지만, 자국의 위험을 피해서 한국에 온 사람들은 이들이 처음이 아니다. 2012년에는 시리아 난민이 있었고 2018년에는 예멘 난민들이 제주도로 입국하여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다.

한국은 선진국 반열에 들어선 나라로 더 이상 난민 문제를 외면할 수 없다. 그러나 여전히 제3세계 외국인에 대한 배타적 분위기와 편견이 만연되어 있다. 한국 내 난민과 제3세계 외국인들은 차별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내 친구 압둘와합을 소개합니다》는 그 문제에 서 있는 시리아인 압둘와합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중학교 교사인 저자가 시리아인 압둘와합을 만나면서 한국의 차별과 편견의 굴레가 얼마나 견고한지를 난민의 처지가 된 와합과 그 가족들이 겪는 아픔을 통해 세세하게 다루고 있다. 저자는 와합을 만나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던 이슬람 인에 대한 편견에 관해 솔직하게 털어놓는데, 사실 저자의 편견은 많은 이들이 가지고 있는 편견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슬람 인에 대한 많은 부정적인 단어와 인식이 그러하듯 저자 역시 와합을 만나기 전에는 불안했지만, 막상 와합과 만나자 그가 얼마나 재미있고 진취적인 사람인지 알게 되었다며 자신의 편견을 반성한다. 이제 저자는 와합과 함께 시리아 난민을 돕는 ‘헬프 시리아’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 ‘헬프 시리아’는 유튜브와 라디오 등에서 시리아 난민을 돕기 위한 활동들을 지속하고 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와합과 친구가 되자 무슬림이나 외국인이라서 겪는 많은 차별이 내 눈에도 보이기 시작했다’는 문장이다. 저자의 말처럼 난민이나 이주민과 함께 사는 삶은 이제 더는 다른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방에서는 인력의 많은 부분을 이민자에게 기대고 있는 실정이고,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의 부모는 국적이 서로 다르다. 그럼에도 난민과 외국인 부모에게 편견을 갖는 이유는 우리가 그들의 삶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알지 못하기 때문에 무섭고, 무섭기 때문에 배척하지만 이들 역시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서 우리와 함께 걸어가야 할 옆집 사람들이다.

아프가니스탄의 특별 기여자들 역시 여타의 난민들과는 다른 조건으로 한국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지만 한국 사회에 깊게 깔린 배타적 분위기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처럼 하나씩 자신의 편견을 깨우쳐 나가고 시야를 넓게 가진다면 미래에는 와합이 겪었던 차별과 어려움이 사라지지 않을까.

손영님

광주광역시 거주. 소수자 문제에 관심이 많으며 사회의 편견을 없애기 위해 내 안의 편견부터 점검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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